어디서 봤는지 어제부터 순두부그라탕(그라탱)을 해먹자고 한다.
나는 순두부그라탕이 뭔지 몰라서 그게 뭐냐고 했더니 리조또(리소토)랑 비슷하다고 조리법도 간단하다면서 적극적이다. 뭔가 복잡하고 일거리가 많아질 것 같은 느낌에 대답하는 둥 마는 둥 했다. 그리고 그것을 먹겠다고 벌써 순두부를 사놨다는 것이다. 그런데 치즈를 사 오지 않아서 지금 치즈를 사 오겠다는데 뭐 그럴 필요까지 있나 하는 생각에 사 오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 라면을 끓여먹자고 했다.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면 되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참 좋은 것 같은데, 나는 저녁 한끼에 너무 번거롭게 느꼈다.
결국 마트에 가서 치즈를 사서 그라탕을 하기 시작한다. 뭔지 몰라서 반신반의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들어가는 재료들이 꽤 다양하다. 방금 사 온 모짜렐라(모차렐라) 치즈는 물론이고 홀토마토, 순두부는 당연하고, 스파게티 소스, 베이컨, 옥수수 콘, 파슬리, 버터,아마 그 외에도 조미료 포함해서 더 들어간 거 같은데 계속 지켜보고 있던 게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겠다.
분주하게 요리를 하는 가운데 나는 안 따지는 캔을 따주고 버릴 거 버려주고 하면서 기다리다가 잠깐 세수하고 돌아온 사이에 요리가 완성됐다는 것이다. 기대하며 식탁에 가 앉으니 커다란 28cm 궁중 프라이팬에 가득하다. 양이 많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했지만 뭐 푸짐하고 맛있어 보였다. 순두부가 들어있어서 술술 넘어가는 게 본인은 약간 싱겁게 됐다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딱 맞는 것이 아주 좋았다. 원래 밥은 넣는 게 아니라는데 밥도 넣어서 리조또 느낌처럼 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좋았다. 그렇게 먹다 보니 어느새 몇 숟가락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먹어치웠다. 토마토의 새콤함과 옥수수 특유의 고소함과 살짝 달콤함, 그리고 순두부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쫄깃한 모짜렐라 치즈의 식감까지 배가 불뚝 나왔다. 아주 편안하고 맛있는 음식이었다. 이런 게 그라탕이구나 괜찮네. 다음에 또 해줄까 하길래 좋다고 바로 대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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